일전에 잠깐동안 맹인생활을 한 적이 있다. 그일로 애꿎은 어머니만 맘고생 심하셨지만.. 내 한쪽 남은 눈에 칼을 댄 덕에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한 셈이다. 수술당일만 안대를 하고 부처같이 인내하면 다음날 그 족쇄같은 안대를 시원스럽게 풀어버리고는 자유의 눈이 될 간단한 수술이었더랬다.

 

 남들에겐 간단하게 해치울 수술이었을지 몰라도 당사자에겐 참으로 곤혹스러운 일이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게 사람인생이란걸, 사회생활을 통해서가 아닌 병실에서 알았다. 화장실은 물론 밥숟갈도 혼자 들지 못하는 처지였으니.

 

 그로 인해 깨달은게 있다. 한쪽이라도 잘 보이는 난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그동안 보여라고 있는게 눈이며, 시각장애인이 작대기로 바닥을 두드리며 걷는 모습에 불쌍하다고 밖에 생각못한 한 아이가 짧디 짧은 24시간의 경험으로, 장님에 대한 생각이 180도 바뀌는가 하면, 눈이 얼마나 소중한지와 안경만으로 명확히 사물을 분간할 수 있는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비로소 안 것이다.

 

 그 일이 있기 1년 전에 이미 한쪽은 실명한 상태긴 했다. 그러나 부분작동불능과 전체작동불능이 천지차이라는건 지나가는 개를 붙잡고 물어도 고개를 끄덕일 일이다.

 

 다른 일화로 사족을 마음대로 굽히고 펴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다. 팔을 펴거나 목을 돌리거나 다리관절을 움직이면 살이 찢어진다. 나무껍질화된 아토피의 영향이다. 당연히 혼자서 할 수 있는게 몇가지 없다. 스스로 계단도 못올라간다. 그런 시간을 통해, 사족을 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가 또 한번 느끼게 되었다.

 

 나는 그같은 경험으로, 나와 다른 이를 이해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을 터득했다. 거기다 난 그래도 행복한 사람이야! 라는 것도.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해! 라고 생각하는 인물도 그보다 못한 이는 분명 존재하는 법이니.. 그들을 생각하며 비록 아직도 갈 길이 머나먼 나지만..

 

그래도 감사합니다.


 

 

  1. 마가진 2010/02/09 23:27 답글수정삭제

    정말 세상의 모든 험난한 것들이 잠깐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나마 지금 현재가 얼마나 행복하고 보다 나은 방향으로 갈 힘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가끔 한 때의 행복이나 고통으로 희비를 가리는 어리석음을 행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자신의 삶이 평범하고 재미도 없고 보람도 없다며 투덜대는 지인이 있으면 가끔 이야기합니다.
    "너. 평범하게 살 수 있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줄 아냐..? ^^;"
    그럼 대부분 잠깐 생각하다 이리 답합니다.
    "...맞네. ㅎㅎㅎ"

    보다 현실에 감사하고 그런다음 보다 발전하는 방향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봄이 오는 소리가 조금씩 들립니다. 보다 건강하고 좋은 날 되시길 바랍니다.^^

트랙백 주소 :: http://atope.textcube.com/60/trackback/
옵션
댓글 달기